숲의 바다, 나무위집 선장

숲의 바다에서 나무위집 배의 선장이 되고 싶다.

Mein Haus ist wie eine Fähre und ich bin der Kapitän für dieselbe.

2001년 겨울, 독일 로틴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에 2개월간 머무를 기회가 있었다. 로텐부르크는 도시 전체를 둘러싼 중세의 성곽과 그 안의 건물이 잘 복원되고 보존된 아름다운 곳이다. 그때 성곽 언덕에서 썰매를 타고 있는 한가족(엄마, 아빠, 4살 남자아이)을 만났다. 모습이 너무 좋아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포즈를 취해주었다. 사진을 보내줄 주소를 알려줄 수 있냐고 물으니 정색을 하며 “우리집은 배다 그리고 나는 그 배의 선장이다.” 우리가족의 안전을 위해 나는 그 배의 위치와 행선지를 다른 이이게 알리고 싶지 않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 내가 그의 말을 완벽하게는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눈치채고는 주소를 가르쳐주지 않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하며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나는 뜨문뜨문 들리는 독일어를 200% 이해했다.

집은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곳이고, 가장은 그 집을 안전하게 운항할 책임을 맡은 선장이다. 88올림픽을 성공리에 치룬 대한민국은 위상이 매우 높아졌으나 당시엔 한국이 어디있느냐고 되묻는 사람이 많았다. 독일은 그래도 한국을 잘 아는 나라에 속한다. 6,70년대 광부와 간호사가 파견되었고,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의 영웅이었던 때(1978~1989)도 있었다.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한국사람에 대해 호의적이 었고, 같은 분단국가였기에 북한의 존재가 위협적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인지 그 가족의 젊은 아빠는 남한에서 왔다는 낯선 사람에게 구지 집주소를 가르쳐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집을 배에 비유한 Mein Haus ist wie eine Fähre.는 오래 기억되는 참으로 공감이가는 표현이다. 나는 나무위집(Baumhaus, treehouse)을 짓고 숲의 바다에서 그 배의 선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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