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15 june 2022

아침 5시30분 쯤 일어나 나가보니 밤새 비가내려 땅이 축축히 젖어 있다. 그동안 애타게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다. 공동비닐하우스에 가보니 비닐창이 닫혀있다. CJS씨가 총무 두 분이 나와서 닫았다고 한다. 텃밭에 나와 있는 JKH, KMS 총무에게 가서 수고했다고 인사했다.

오늘은 홍천문화탐방 두 번째 날이다. 8시20분 경에 JJH씨가 방문을 두드렸다. 빨리 나오란다. 우산을 쓰기 애매한 비가 내린다. 그칠 것 같은 비인데 그래도 우산을 챙겨 버스에 탑승했다.

08:30~센터 출발
09:20~가리산 용연 도착
10:40~홍천 향교ㆍ미술관ㆍ성당 (향교 앞에서 하차ㅡ도보로 미술관 성당 둘러보고 성당에서 승차)
11:30~홍천박물관
12:00~점심
13:30~수타사 산소길 및 수타사탐방
16:00~대미산성과 이괄바위
17:00~센터 도착

문화탐방 내내 비가 오락가락해서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했다.

내 앞 좌석에 JJW, JSO 부부가 앉았다. JJW씨가 말이 없고 표정이 무겁다. 어제 2조의 소란 때문에 잠을 설친 모양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계속 비가 오락가락했다. JJW씨가 JKH 총무에게 오후 수타사 일정을 간략히 끝내고 돌아가자고 했다며, 회장이 센터교육담당자와 홍천탐방프로그램 진행자 허림 씨에게 제안해 달라고 한다. 이야기해본 결과 차에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고 다수가 일정을 단축하자고 하면 그렇게 하기로 했다.

차에 탑승하여 내가 1) 수타사 일정을 간략히 하고 일찍 숙소로 돌아갈 것인지 2) 수타사를 둘러본 후 산소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산소길을 갔다오고 쉬고 싶은 사람은 차량이 있는 수타사 입구에서 쉴것 인지 다수결로 결정하자고 했다. 의견을 물은 결과 다수가 2)를 택했다. 모두 수타사를 둘러보고 일부는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고, 산소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은 허림 씨와 산소길을 걸었다. 나와 KMS 총무는 산소길 사람들과 동행했다. 산소길을 걷고 버스가 있는 곳에 오니 JKH 총무는 산소길에 가지 않은 사람들과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산소길 팀을 기다리던 센터교육담당자가 오늘 센터에 가면 자치회 집행부와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나는 여럿이 술 마시고 있는 음식점에 들어오라는 것을 뿌리치고 버스에 와보니 JJW, JSO 부부가 버스에 있다. 어제 힘드셨나보다고 말을 거니 JJW씨는 화가 풀리지 않는 듯, 어제 숙소 복도에서 밤늦게까지 고성으로 떠드는 몰상식한 사람들을 제지하지 않고 집행부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따진다. 한두 번도 아니고 자주 숙소에서 술자리를 가지며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센터에 이야기하여 행정조치를 요청하겠다고 한다. 나도 회장이 아니면 JJW씨 보다 더 화를 냈을 거다. 나는 지난번 JJW씨와 이야기를 나눈 후 집행부를 회의체제로 바꾸고, 회의 내용을 공지하며, 조금씩 집행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아침에 카톡에 올린 바대로 공동생활에서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해결해 나갈 테니 화를 풀라고 했다.

나는 센터에 돌아와 센터 사무실 앞 식당에서 잠시 KMS 총무와 이야기를 했다. KMS 총무가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왜냐고 물으니 산소길을 걷고 내려오니 JKH 총무가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다 KMS 총무를 불러 술값을 계산하라고 했다고 했다고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마셨으면 개인적으로 계산하고 값을 지불하면 될텐데, 함께 마시지도 않은 KMS 총무에게 그 술자리의 술값을 계산하라고 한 것에 무척 화가 났다고 했다. 나도 JKH 총무가 술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한두 사람에게 찬조금을 거두어 술값을 내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JKH 총무의 부추김으로 찬조금을 낸 사람은 흔쾌한 사람도 있겠지만, 다수 앞에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찬조금을 내지만 마음은 불쾌했다는 사람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술자리를 했다면 비용을 각출하여 해결해야 할 일이다. 여러 사람이 좋아서 술자리를 하고는 한 두 사람에게 찬조금을 내라고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KMS 총무와 이야기하고 있는 중에 JKH 총무와 센터교육담당자가 들어왔다. 센터교육담당자는 앉자마자 어제 있었던 JJW씨와 아미관 복도에서 2조가 소란한 모임을 했던 일에 관해 이야기했다. 자치회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달라는 요지였다. 나는 그 말이 끝나자 마자 “JJW씨가 2층 복도에서 소란한 술자리 때문에 센터관계자에게 피해를 호소했다면 먼저 센터에서는 그 일을 어떻게 조치하겠다고 이야기할 일이지, 자치회에 그 일을 해결해 달라고 떠넘길 일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옆에서 술냄새 풍기며 미소짓고 앉아 있는 JKH 총무에게는 ”자치회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도 않고, 프로그램이이 끝나기도 전에 술자리를 만들고, 함께 술 마시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술 좋아하는 사람끼리 마셨으면 갹출해서 계산하면 될 것을 항상 몇 사람에게 찬조를 요청하여 해결하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라고 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미관 2층으로 올라가서 방문을 두드렸다. 나는 몇 차례 2조의 술자리 모임에 가서, 모임은 하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도록 해주기를 여러 번 부탁했는데, 그런데도 소란한 술자리를 계속하는 것에 화가 났다. KMH씨와 CJS씨만 방에 있다. 굳은 표정으로 2조와 이야기 좀 하고 싶다는 내 모습에 KMH씨는 2조의 다른 사람들을 불러오려 분주하다. 나는 “2조 좀 모여주세요!”하고 크게 소리를 쳤다. 토마토 하우스에 있던 2조의 JJS씨가 “토마토 하우스에 문제가 있어 살펴보고 있는데, 왜 소리를 지르느냐”고 더 크게 소리친다. “그래, 화내는 사람이 지는 거다” 생각하고 미안하다고 여러 번 사과하고 2조와 이야기좀 하고 싶다고 했다.

소회의실에 2조 사람들과 마주 앉았다. 어제 JJW씨가 2조의 소란한 술자리 모임에 화가 나서 항의하고, 오늘 JJW씨가 센터 사무실에 2조의 소란한 술자리 모임을 자제시켜 달라고 요청한 일에 대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JCS씨와 KSK씨는 JJW씨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며 화를 냈다. 나는 JJW씨가 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 아침에 JJW씨는 KSK씨에게 어제 화낸 일을 사과하려고 했는데 대꾸도 하지 않고 무시당했다고 한다. KSK씨는 어제 JJW씨가 올라와 화를 내기에 여러 번 사과했는데 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그러니 아침에 와서 하는 사과를 받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당사자들 끼리 서로 사과할 건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JCS씨가 회장은 대체 우리 보고 JJW씨에게 어떻게 하라고 하는 거냐.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지 말고 분명히 요구사항을 말하라고 한다. 나는 회장으로서 구성원들의 갈등을 듣고 서로 원만하게 해결점을 찾아보려는 것이라고 하니, JCS씨는 여러 가지 일을 연관시키지 말고 어제 일에 관해서만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분명히 하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 참 어렵다. JCS씨의 말을 듣다 보니 “당신, 맘에 들지 않아”라고 말하는 느낌이다. 더 해야 소용없겠다. 당사자들끼리 잘 해결해달라고 하고 끝맺었다.

혼자 바람을 쐬려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 하니 담배를 피우던 센터교육담당자가 달려와서 어디 가시느냐며 잠깐 이야기좀 하자고 한다. 아까 이야기 하다 내가 버럭 화를 내고 나간 후 퇴근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센터교육담당자는 센터에 입소한 사람들에 대한 어떤 기대감도 없다고 한다. 그저 자신이 할 일을 열심히 해서 도움이 될만한 강사를 섭외하고 좋은 프로그램을 채우는 일에 열심일 뿐이라고 했다. 센터교육담당자는 “센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저와는 별 상관없어요. 회장님도 힘드시면 그만두시고 사람들에게 다른 집행부를 뽑으라고 하세요. 그러셔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해결은 윗선에서 하니까요.”라고 한다.

내가 화를 낸 건 홍체농6기의 몇 가지 문제를 고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자치회를 운영하려고 해왔다. 홍체농6기가 3개월 정도 지나니 구성원 각각 성향이 드러나고, 삼삼오오 소그룹이 생겨나고, 갈등도 싹트는 것이 느껴진다. 이때 해결하지 않고 두리뭉실 넘어가면 나중에는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화를 낸 것이다. 센터는 계속 운영될 테니 문제 해결에 센터와 자치회가 서로 도움이 되도록 협조해 보자고 했다. 센터교육담당자는 내 뜻을 잘 알겠고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이야기를 마치고 나는 혼자 있고 싶었다. 당구장에 갔다. 혼자 당구 연습에 집중하고 있는데 JCS, JHKH, CYK, HYW씨가 당구장에 들어왔다. 왜 회장님 혼자 치느냐고 묻는다. 네 사람은 1시간 정도 치다 갔다. 나는 혼자서 30분 정도 더 치다 숙소로 왔다.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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