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끼어있지만, 날씨는 나쁘지 않다. 센터 행정주무관에게 빌린 지도를 반납하러 사무실에 들렀다. 센터 농기계담당자가 화재경보기 제어반에 불이 들어와 각 숙소를 점검해야 하는데 이른 시간이라 가가호호를 방문할 수 없었다며 내 숙소를 점검해도 좋은지 물었다. 동행하여 점검해보니 내 숙소는 이상이 없다.
산책할 차림으로 나서니 어제 화상회의를 했던 LJH, JJH 부부를 만났다. 잠시 부부와 함께 걷다가 오늘은 가보지 않은 골짜기 길을 택해 걸었다. 이 길은 길가에 농가가 없다. 골짜기 끝에 집이 딱 한채 있다. 양봉하는 농가인지 벌통이 있고 닭장에 닭 울음소리가 난다. 개울에 물소리가 제법 활기차다.
되돌아 숙소로 오다 JKH씨를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눴다. 센터 사무실 앞에서 작년에 교육을 받았다는 분과 인사를 했다. 내촌면에 임야를 사서 정착했다고 한다. 연락처를 받았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고 하여 우산을 챙겨 뚝 길을 걸어 서석면 읍내에 갔다. 며칠 전부터 오른쪽 아래 볼에 통증이 있어 보건소에 들러 약을 처방받았다. 장날이 언젠지 궁금했는데 오늘이다. 4일과 9일이 장날이란다. 점심때여서 국밥이라도 먹을까 장터를 둘러보았는데 국밥집이 없고, 좌판이나 천막도 몇 개 안 되고 한산하다. 터미널 쪽으로 발을 옮기다 “터미널식당”에서 추어탕을 먹었다.
함께 식사하던 노인 몇 분이 있어 말을 건네보았다. 체류형농업센터에 귀농 교육을 받으러 왔다고 하니 반갑게 말을 받아 주신다. 홍천에 정착하려 한다고 하니 그중 한 분이 농협에서 근무하다 퇴직했고 조합장까지 했다며 연락처를 알려주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제법 내렸다. 뚝 길을 걸어오다 마당에 계신 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 바로 센터 앞에 있는 노인정 회장이란다. 센터에 있는 동안 놀러 오란다. 오늘을 여러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뚝 길을 걸으며 시간여행도 했다. 엄마 손 잡고 할머니 댁에 오가던 길, “산토끼 토끼야”를 목청껏 부르는 꼬맹이가 고향 부여의 자운영꽃이 가득 핀 정동 들녘의 뚝 길을 걷고 있다.
8시경에 JCJ씨에게 전화가 왔다. 자기 숙소에 와서 커피 한잔하자고 한다. JCJ씨는 입소식날 JKH씨가 자치회장으로 추천한 사람이다. JCJ씨를 방문했다. 주찬중씨는 건축 관련 일을 했고, 의기투합하는 분들과 함께 농업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JCJ씨는 귀농에 뜻을 가지고 온 의욕이 넘치는 사람이다. 차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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