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 번 째 공동하우스 작업이 있다. 토마토 나무를 반듯하게 세울 수 있게 해주는 줄을 매달았다. 지난 목요일에 계획보다 많은 일을 하는 바람에 오늘은 오전에 작업이 끝났다. 많은 사람이 함께하니 줄 600개를 순식간에 만들어 매달았다. 오늘 공동작업에 참여한 분들의 점심은 각자 하기로 했다. 서로 수고하셨습니다. 인사하고 모두 숙소로 돌아갔다. 지난번 공동작업에 참여한 분들에게 점심 식사를 전체 회비를 거두어 자치회에서 제공하자는 JKH 총무의 제안이 있지만 한두 걸음이면 숙소인데 구지 회비로 점심을 먹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회비 걷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그래서 나는 카카오뱅크로 홍체농6기-모임통장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초대했다. 즉시 초대에 반응하여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에 홍체농6기 사람들이 들어왔다. 회비 액수를 공지하면 바로 입금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JKH 총무로 부터 카카오톡으로 “저하고 상의를 좀 해주시지 그러셨어요.”라는 메시지가 오고, 소회의실에서 좀 보자고 한다. JKH 총무는 자신이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으니 자신의 농협 통장으로 회비를 걷고 집행하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JKH 총무는 농촌은 아직도 현금거래가 주여서 자신이 입출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는 회비를 총무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입출금이 투명하게 회원들에게 공개되는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이 회비관리에 적당하다. 라고 하자 언짢은 표정으로 정 총무는 회장님이 자기를 통제하려고 하느냐고 따진다.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도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고, 어느 은행에서나 ATM으로 출금할 수 있으니 그 체크카드를 총무가 소지하고 현금지출을 해야 할 때 출금해서 사용하면 된다. 나는 서석장에서 좌판에서 물건을 살 때 현금이 없어 카드가 되느냐고 물으니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며 입금하라고 해서 핸드폰으로 즉시 입금해 줬다. 이런 세상인데 불편하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
불편하더라도 회비는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으려 하자, JKH 총무는 다른 사람들이 회장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아십니까? 하고 묻는다. 참 고약한 화법을 구사한다. “그래 뭐라고 하더냐?”고 하니 “물으시니까 말씀드립니다.” 하고 “회장이 공동작업을 하는 동안에 열심히 일은 하지 않고 센터농기계담당자와 땅 이야기만 한다.” 며 “회장 자격이 있느냐고 합니다.” 나는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
JKH 총무는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데 회장은 뒷짐이나 지고 있고, 총무를 통제하려고 하니 더는 총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총무 그만둘 테니 회장이 앞장서서 일해보라고 한다. 말하는 투가 괘씸하지만 애써 평온을 유지하고 목소리를 낮추어 “나는 통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총무를 도와주려고 한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회비의 입출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을 맺었다.
그런데 얼마 후 JJW씨로부터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젊은 총무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맡기라는 이야기다.” 나는 “회비는 투명하고 불편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저녁때 소회의실에서 작은 술자리 모임이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JJW씨도 나와서 자리를 함께했다. JJW씨는 여러 사람 앞에서 단도직입적으로 JKH 총무가 자신의 통장으로 회비관리를 하도록 하고, 연배 있는 분들은 뒤에서 총무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고, 투명하게 회계 보고하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JJH씨가 왜 이렇게 강하게 주장하는 걸까. 그 자리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이 JJH씨의 말에 동조했다.
JKH 총무의 성향을 알 것 같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든 관철하려고 주변을 동원하는 태도가 위험해 보인다. 적든 많든 내 돈이 아니면 내 통장에 넣을 일이 없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다행이다.
술이 거나해지자 JYK씨의 성토가 이어졌다. PHJ 총무가 화,수요일 이외에 어떤 일도 함께하지 않는다는 불만이었다. 그러면 회장이 빨리 교체해줘야 하는데 JKH 총무 혼자 생고생을 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인다. 이렇게 상황을 만든 회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단다. 회장이 젊잖게 외교적으로 말하는 것도 기분 나쁘다고 한다. 자신은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단다. 술을 마시고 흥분한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하랴 싶어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JKH씨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보다 못한 JCJ씨가 젊은 사람이 함부로 말한다며 나무란다. 내가 말렸다.
PHJ 총무의 교체 문제는 계속 여러 사람의 의견을 청취 중이다. 나는 여자분들이 의견을 모아 새로운 총무를 세우면 좋겠다 싶어, 밤늦게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지칠 만도 한데 여전히 목소리가 높다.
방에 들어와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회비의 투명한 관리는 총무를 돕는 일인데, 자신을 불편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식으로 주장하며, 한두 사람을 대신 세워 자기의 생각을 관철하려 술수를 쓴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흥분하여 질주하는 말 앞에 맞설 일이 아니다. JJW씨 주장대로 지출에 대해 철처히 회계보고 하게 하면 될 일이다. 이후로는 주장한 사람들이 책임질 일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