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체농6기 자치회의 3개월

1. 초보가 농사꾼이 되어갑니다.

홍체농에서의 생활이 벌써 3개월여 지났습니다. 텅 비어 있던 텃밭과 하우스에 초보 농사꾼들이 와서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으며 싹이 나고 모습이 신기하고, 자라는 모습이 신통하고, 내가 일군 것에 뿌듯합니다. 김매고, 물주고, 만져주고, 바라보며 행복합니다.

2. 홍체농에는 다양한 분들이 와있습니다.

정년퇴직하고 인생의 황혼기를 제3의 인생으로 설계하기 위해 이곳에 온 나 같은 사람도 있고, 중 장년 인생의 허리를 꺾어 삶의 대전환을 위해 농촌을 꿈꾸며 온 사람도 있습니다. 청년의 나이에 농촌에서 첫출발하기 위해 희망을 품고 온 청춘도 있고, 삶의 무게에 눌려 마음 편히 쉬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온 이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연륜이 다르고 사회적 경험과 성취, 현재 상황과 목표, 생활양식과 문제해결 방법이 다르고, 가정과 문화, 가치관이 다릅니다.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곳에 와 있다는 것입니다.

3. 첫 총회의 분위기를 기억합니다.

자치회를 조직화하고 상세 규약을 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통제당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나 분리수거 등 생활에 필수 불가결한 것과 공동텃밭 작물선정과 운영을 분담하는 것은 당연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지만, 그 밖의 규정은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 운영에 관한 조례”와 “입교자의 의무 및 금지행위에 대한 수칙”을 따르는 것으로 했습니다.

4. 이렇게 시작된 홍체농 3개월을 되돌아봅니다.

매우 열정적으로 일하는 총무와 텃밭을 가꾸며 작물과 함께 자라는 초보 농사꾼들이 홍체농6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술 한잔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도시에서는 어려운 호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같이 평온했지만 이런 홍체농에도 갈등이 생겼습니다. 모든 일을 살펴볼 수는 없지만, 이 시점에서 몇 가지 짚어 보고 싶습니다.

4-1 회비

4-1-1 카카오뱅크 모임통장과 개인통장의 갈등

나는 카카오뱅크로 홍체농6기-모임통장을 만들어 운영하려고 했다. 그런데 총무로부터 카카오톡으로 “저하고 상의를 좀 해주시지 그러셨어요.”라는 메시지가 왔다. J 총무는 자신이 대부분의 일을 하고 있으니 자신의 농협 통장으로 회비를 걷고 집행하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J 총무는 농촌은 아직도 현금거래가 주여서 자신이 입출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회비를 총무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입출금이 투명하게 회원들에게 공개되는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이 회비관리에 적당하다고 하자 J 총무는 회장님이 자기를 통제하려고 하느냐고 한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도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고, 어느 은행에서나 ATM으로 출금할 수 있으니 그 체크카드를 총무가 소지하고 현금지출을 해야 할 때 출금해서 사용하면 된다. 나는 서석장에서 좌판에서 물건을 살 때 현금이 없어 카드가 되느냐고 물으니 계좌번호를 가르쳐 주며 입금하라고 해서 핸드폰으로 즉시 입금해 줬다. 이런 세상인데 불편하다는 말은 이해할 수 없다.

불편하더라도 회비는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으려 하자, J 총무는 다른 사람들이 회장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아십니까? 하고 묻는다. 참 고약한 화법을 구사한다. “그래 뭐라고 하더냐?”고 하니 “물으시니까 말씀드립니다.” 하고 “회장이 공동작업을 하는 동안에 열심히 일은 하지 않고 강만규 씨와 땅 이야기만 한다.” 며 회장 자격이 있느냐고 합니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총무는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데 회장은 뒷짐 지고, 총무를 통제하려고 하니 더 총무 일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총무 그만둘 테니 회장이 앞장서서 일해보라고 한다. 애써 평온을 유지하고 목소리를 낮추어 “나는 통제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총무를 도와주려고 한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회비의 입출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을 맺었다.

4-1-2 개인통장의 승리

J1 씨로부터 카톡으로 메시지가 왔다. 젊은 총무가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맡기라는 이야기다. 나는 투명하고 불편하게 회비를 관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저녁때 소회의실에서 작은 술자리 모임이 있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J1 씨도 나와서 자리를 함께했다. J1 씨는 여러 사람 앞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총무가 자신의 통장으로 회비관리를 하도록 하고, 연배 있는 분들은 뒤에서 총무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고, 투명하게 회계 보고하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J1 씨가 왜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하는 걸까. J 총무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든 관철하려고 주변을 동원하는 태도가 위험해 보인다. 총회에서 J1 씨의 열변으로 회비는 J 총무 개인 통장으로 관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4-1-3 회계 보고요? 밴드에 영수증 올려놓았습니다.

근래에 J1 씨가 왜 회계 보고가 없느냐고 한다. 대처하기 위해 J 총무가 밴드에 올려놓은 영수증을 보고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에 수입과 지출을 누계하여 적어 넣으면 총수입액, 총지출액, 현재잔액이 자동 계산되도록 만들었다. 만든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를 공유하여 링크를 집행부(회장, 총무2인) 카톡 단톡방에 올렸다. “놀랍네요. 지금 회비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회계사무실 돈 주고 써야겠네요.” 라는 카톡 메시지가 왔다. J 총무의 반응은 매우 격했다. 회비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 정리해서 모든 사람에게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것을 J 총무는 왜 그렇게 칼에 찔린 듯 반응하는 걸까. 이 문제는 만나서 이야기하기로 했다.

J 총무 이야기는 총회에서 회계 정리를 분기별로 하기로 했고, 밴드에 영수증을 빠짐없이 올리고 있는데 그걸 보면 되지, 왜 매달 회계 보고를 하라고 하느냐며, 그렇게 하면 불편해서 일 못 한다고 한다. 나와 K 총무는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하는 데도 J 총무는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회장인 내가 J 총무가 영수증을 올릴 때마다 살펴보고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에 옮겨적기로 했다. 그리고 스프레드시트 링크를 공개하여 홍체농의 모든 분이 그 스프레드시트로 지출과 잔고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J 총무가 공개하지 않아 회비통장에 입금이 언제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스프레드시트의 입금 부분은 확인하지 못하고 추측하여 적어 놓은 것이다.

4-1-4 찬조금 주셨습니다. 박수!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찬조금도 특별회비다. 현금이든 카드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지불한 것이든 찬조금은 기록하고 정산하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찬조금이 얼마나 들어오고 지출되었는지 총무로부터 보고 받은 일이 없다. J 총무가 시간이 없어 할 수 없다면 찬조금 정보를 회장이나 K 총무와 공유해서 정리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그래야 회장과 K 총무가 J 총무의 일을 맞들어 줄 수 있다. 혼자 모든 일을 하니 힘들다고 해서는 집행부의 다른 사람을 욕하는 것과 같다.

여러 사람 앞에서 찬조하라고 제안받은 사람은 거절하기 어렵다. J 총무의 분위기를 엮어내는 수완은 남달라서 모임을 즐겁게 하지만, 찬조금 내고 박수받고 난 다음에는 당했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찬조를 흔쾌히 하신 분도 있으니 모든 경우를 싸잡을 수는 없겠지만, 한 사람이라도 당했다는 느꼈다는 분이 있다면 홍체농 안에서 J 총무가 자주 하는 찬조금을 부추겨 거두는 행위는 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찬조금은 기록하여 정산해야 하고 앞으로 홍체농6기 집행부는 자발 찬조 이외에는 찬조를 누구에게도 요청하지 않아야 한다.

J 총무는 공개적이지 않은 찬조도 받았다고 증언하는 이도 있다. 그런 찬조는 J 총무의 쌈지돈이 되었다.

4-1-5 회비통장 바꾸어야 합니다.

회비통장을 카카오뱅크 모임 통장으로 바꾸어 K 총무가 관리하도록 해야한다. 모든 사람의 입출금이 실시간으로 공개되어 투명한 회비관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2 총무교체

4-2-1 총무 혼자서 개고생하고 있습니다.

J 총무는 나에게 P 총무가 홍체농에 있는 시간이 적어 대부분 혼자 일하는데 K 씨로 총무를 바꾸어 달라고 했다. 지금은 J 총무 혼자서도 잘하고 있으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얼마 후 J 총무는 나에게 총무를 1인 체제로 해달라고 요청하며, 센터 사무실에 총무1인 체제로 하겠다고 통보해달라고 한다. 나는 홍체농에는 여성 총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J총무의 요청을 거절했다.

J2 씨는 P 총무가 화, 수요일 이외에 공동작업 등 어떤 일도 함께할 수 없으니 회장이 빨리 교체해줘야 하는데 J 총무 혼자 고생하고 있다며 목청을 높인다. 이렇게 상황을 만든 회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회장이 젊잖게 외교적으로 말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고. 자신은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술을 마시고 흥분한 사람과 무슨 대화를 하랴 싶어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J2 씨 목소리가 점점 더 커쳤다.

J3 씨가 P 총무에 대한 의견이 있다며 이야기하자고 한다. 잠시 같이 걸었다. 여자 총무가 공동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남자 총무 혼자 고생하니, 오늘 내로 회장님이 빨리 J 총무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총무를 뽑으라고 한다. 조치 중이니 기다려 보라고 했다.

P 총무는 나에게 2주 전부터 다른 분들에게 미안하여 총무직을 내려놓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후임을 알아보고 나서 이야기하려고 답을 미루었다. 그 사이에 위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Y, K, N 씨가 함께 있기에 잠시 이야기 나누었다. “여자분들이 회의하셔서 새로운 총무를 추천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부탁했다. P 총무에게도 새로운 총무를 뽑으려 한다고 이야기하니, 참 잘 되었다며 늘 부담스러운 마음이었는데 홀가분하다고 했다.

소회의실에서 홍체농6기의 여성분들이 다 모여있다. 잠시 들러 보니 P 총무도 함께하고 있고 여자분들의 모임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K 씨가 새 총무로 선출되었다고 한다. 홍체농6기 여성분들께 정말 고맙다고 여러 번 인사했다. 거친 표현이 난무하던 남자들의 모임보다 여성들의 모임이 훨씬 이성적이고 따뜻하게 서로 공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다툼이 아닌 공동체를 아끼고 서로를 배려하며 공감하는 분위기가 아름답다. 그래서 남자가 두 명 총무를 하는 것 보다 남, 여가 한 명씩 총무를 맡는 것이 조화롭다.

4-2-2 새 총무 선출의 우여곡절

J 총무가 P 씨에서 K 씨로 총무를 교체하는 건에 관해 전체에게 발표하는 것은 회장이 해달라고 한다. 그런데 당사자인 K 씨는 내일 총무를 새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 총회를 열어 투표했으면 한다고 했다. 나는 지난주에 여자분들의 모임에서 K 씨를 총무로 선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본인은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K 씨는 모든 분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총무를 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그분을 새로운 총무로 선출하자고 한다. 나는 여러분의 의견을 들으니 모두 K 씨가 총무를 하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K 씨의 입장은 중간에 직책을 맡게 되는 게 부담스러운 것 같다. 내일 총회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임시총회를 열었다. 총무 후보로 K 씨와 M 씨가 추천되었다. 나는 여자분들 회의의 결론처럼 M 씨가 K 씨 추천하고 박수받으며 K 씨가 총무로 선출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기대처럼 되지 않고 우물쭈물 시간만 흘러갔다. J1 씨는 회장이 일임받은 권한으로 총무를 임명하면 되지 여러 사람 불편하게 총회로 모이게 한다며 리더십이 없다고 성토했다.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K 씨가 J 총무에게 귀에 말을 했다. 이때 J 총무가 빠르게 단상으로 올라와 K 씨가 수고해 주기로 했으니 만장일치로 모든 분이 박수를 달라고 했다. 어렵게 여성 총무 문제가 해결되었다.

4-3 삼생마을

4-3-1 회장이 총무한테 말도 못 하냐?

삼생마을에 갈 때 J 총무와 C1 씨가 내 차로 동행했다. J 총무에게 며칠 동안 회장인 내가 여러 사람으로부터 총무를 어렵게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는데, 여러 사람으로부터 반복해서 들으니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그러자 J 총무는 벌컥 화를 내며 나를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느냐며 총무 하고 싶지 않으니 차 세우라고 소리친다. “며칠 동안 내 마음이 그랬다고 회장인 내가 총무인 너한테 말도 못 하냐?” “그래, 그만두고 싶으면 그렇게 해라. 나도 이렇게는 회장 할 생각 없다.“ 순간 나도 언성이 높아졌다. 삼생마을에 초대받아 가는 길에 무슨 일인가 어른인 내가 마음을 추슬러야지 싶어 J 총무에게 ”총무가 여러 사람 오라고 한 자리니 삼생마을에 가서 그 자리 마무리하고 이야기하자“하고 차를 세우고 한참을 진정한 다음 삼생마을에 함께 갔다.

4-3-2 회장님은 삼생마을에 안 가세요?

삼생마을에 농가 체험하러 온 5분을 소회의실에 초대한 것도 삼생마을에서 답례로 홍체농6기를 초대한 것도 J 총무가 한 것이다. 그리고 늘 “회장님은 꼭 참석하셔야 합니다.”라고 한다. 총무가 추진 한 것이니 회장으로서 총무 낯을 세워주기 위해 참석해 주기는 하지만, 나는 총무와 생각이 좀 다르다. J 총무가 추진한다고 하여 그 일에 늘 홍체능6기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몇 사람이 술자리를 만들어 교류하는 것은 사적인 일이어야 한다. 늘 그 모임 준비를 홍체농6기의 여성분들이나 여성 총무가 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회장으로서 J 총무의 낯 때문에 가 주는 거다. 그날도 고생은 K 총무가 다하고 생색은 J 총무가 냈다.

4-4 서석면 면민 어울림마당

4-4-1 회장님은 왜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십니까?

J 총무가 6월3일 서석면 면민 어울림마당 행사가 있다며 서석면 면민 어울림마당에 찬조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야 서석면 전체에 홍체농6기를 알릴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점심때 이봉식 전이장, 강만규 씨에게 작년에 어울림 마당에 홍체농5기 사람들이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두 분은 홍체농이 검산1리에 있으니 검산리 사람들과 함께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검산1리에 찬조하고 함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J 총무에게 내가 이봉식 전이장과 센터농기계담당에게 들은 이야기를 했다. 나는 J 총무의 생각과 두 분 생각을 절충하여 검산1리와 서석면체육회 두 군데에 찬조하면 어떨까 하고 물었다. J 총무는 강한 어조로 서석면 면민 어울림마당을 총괄하는 서석면체육회에 기부하는 것이 홍체농6기를 서석면 전체에 알릴 좋은 기회라며 검산1리에는 찬조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또 서석면체육회에서 서석면 14개리와 마찬가지로 홍체농6기의 천막을 따로 제공해 주기로 했단다. 회장님은 왜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느냐고 한다. 할 말이 없다. J 총무 생각대로 하라고 했다.

4-4-2 대체 홍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5월20일 금요일, 아내와 함께 집에 있는데 늦은 밤에 J 총무에게 전화가 왔다. 6월3일 면민어울림마당 행사를 주관하는 서석면체육회에 찬조하기로 하고 홍체농6기의 천막도 서석면 14개리와 마찬가지로 따로 설치해 주기로 했는데, 반대하는 사람이 있어 행사 참여를 취소했다고 한다. “J 총무는 무슨 일을 이렇게 처리해. 나는 홍체농6기와 서석면체육회가 약속한 것을 한두 사람의 반대로 취소하면 안 되지.”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을 J 총무가 서석면체육회에 통보하고 취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늦은 밤에 전화로 내게 긴급히 보고하는 이유가 뭘까. 6월3일이 면민어울림마당이니 충분히 시간이 있어 하등 급한 일이 아닌데. 대체 홍천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4-4-3 제가 오해했나 보네요.

센터에 돌아왔다. 밤9시 경에 이봉식 전이장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면민체육대회에 검산리에서 티셔츠를 만드는데 홍체농에서 참가할 분이 있으면 티셔츠를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내일 오전에 인원과 티셔츠 크기를 알려달라고 한다. 마음 써주는 것이 고마워서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걱정이다. J 총무가 면민체육대회에 대해 진행하던 것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J 총무에게 이봉식 전이장의 제안을 카톡 메시지로 보냈다.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다. J 총무를 찾아가 볼까? 하고 밖에 나오니 C1 씨 집 창문에 총무의 모습이 보인다. C1 씨의 방에 가보니 K1 씨, C1 씨, J 총무가 술자리를 하고 있다. 이봉식 전이장이 보내온 메시지 이야기를 했다.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J 총무는 이봉식 전이장하고 회장이 하시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다. 홍체농을 위해 총무가 애써서 일을 도모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며 마음이 상한다고 했다. 그리고 회장이 이봉식 전이장과 총무와는 다른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5월17일 J 총무가 서서면체육회에만 찬조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진행하라고 한 이후에 누구와도 면민어울림마당에 대해 이야기해본 일이 없다고 하니 “제가 오해했나 보네요.”라고 짧게 말한다.

나는 J 총무가 밤늦게 서석면체육회와 진행하던 면민어울림마당을 취소했다며 전화로 보고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밤늦게 나에게 알려야 할 급박한 일로 아닌데.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J2 씨가 면민어울림대회 참가비에 대해 어필하니 내가 사주했다고 생각해서, 회장님 뜻대로 됐다고 말하려던 거냐고 물으니 말이 없다. 추진하던 일을 취소했더라도 J 총무는 개인적으로 면민어울림마당에 참가할 거냐고 물으니 참가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J 총무가 내일 개인적으로 참가할 사람이 몇 명 인지 확인해서 이봉식 전이장에게 알려주라고 하고 일어섰다.

4-4-4 찬조금 700,000원 송금했습니다.

J 총무는 개인적으로 면민어울림마당에 참가한다고 해도 참가 가구당 50,000원 씩 거두어 검산리에 찬조해야 떳떳하다며 밴드에 공지했다. 14가구가 찬조금을 냈고 10분이 참석한다고 한다. 돈은 700,000원이 걷혔고 그 돈은 검산1리 이장에게 송금한다고 한다. 그 돈도 회비통장으로 거두었고 특별회비이고 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700,000원의 전달도 회장인 내가 검산1리 마을회관에 들고 가서 인사할 수 있도록 해야 정상일 것이다. 언제 그 돈을 다 거두었는지 언제 누구에게 송금했는지 회장도 K 총무도 모른다. 그렇게 했다고 하니 그런 줄 안다. 모든 일을 J 총무 단독으로 처리한다. 모든 일을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활용하려고 한다.

4-5 홍천문화탐방

4-5-1 홍천512까페김상구 형님께서 10만원 내주셨습니다. 박수!

홍천명소탐방 프로그램이다. 미약골-가령폭포-기미만세공원-절터-척야산수목원-풍암리 홍천512까페를 다녀왔다

척야산수목원에서 J 총무가 홍천512가페로 다음 일정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회장과 K 총무와는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 J 총무가 풍암리 김진수 이장과 통화한 후 몇몇 사람의 동의가 있었는지 안성진, 허림 싸와 이야기한 후 마지막 일정을 동학혁명기념공원에서 풍암2리 홍천512까페로 바꾸었다. 홍천512께페는 70년대 홉 건조시설이었는데 오랫동안 방치되어 오다 홍천군이 매입하여 풍암2리가 관리, 활용하도록 하여 홍천512까페를 만들어 홍천수제맥주를 판다고 한다.

홍천512까페에 들어가니 늘 그렇듯이 J 총무가 내게 와서 연배 있는 선배들이 찬조하시면 어떠냐고 했다. 나는 수제맥주 마실 분은 개인적으로 주문하고 계산하게 하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잠시 후 김상구 씨가 100,000원을 쾌척했다며 박수를 보내달라고 한다. 모자라는 돈은 회비로 충당했다.

대부분 사람은 얻어먹었으니 기분 나쁠 일이 없다. 그러나 J 총무의 수완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자의로 쾌적한 듯 찬조를 강요당한 사람과 총무의 저의를 파악한 몇 사람은 불편했다. J 총무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면서 홍체농6기의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주지만, 들여다보면 여러 사람을 가지고 제멋대로 놀고 있다. 돈은 남이 내고 김진수 이장에게 생색은 J 총무가 냈다. 그래서 총무라는 직책을 꼭 하고 싶은 거다.

4-5-2 수타사 산소길보다 막걸리 한잔

가리산 용연-홍천향교ㆍ미술관ㆍ성당-홍천박물관-수타사를 다녀왔다.

J1씨와 2조의 갈등이 궂은 날씨만큼 차 안의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J1 씨가 J 총무에게 오후 수타사 일정을 간략히 끝내고 돌아가자고 했다며, 회장이 안성진 씨와 허림 씨에게 제안해 달라고 한다. 이야기해본 결과 차에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고 다수가 일정을 단축하자고 하면 그렇게 하기로 했다.

차에 탑승하여 내가 1) 수타사 일정을 간략히 하고 일찍 숙소로 돌아갈 것인지 2) 수타사를 둘러본 후 산소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산소길을 갔다 오고 쉬고 싶은 사람은 차량이 있는 수타사 입구에서 쉴것 인지 다수결로 결정하자고 했다. 의견을 물은 결과 다수가 2)를 택했다. 모두 수타사를 둘러보고 일부는 차량이 있는 곳으로 가고, 산소길을 걷기로 한 사람들은 허림 씨와 산소길을 걸었다. 나와 K 총무는 산소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과 동행했다.

산소길을 다 걷고 내려와 보니 J 총무는 아예 수타사 입구 음식점에서 수타사에 가지 않은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다. 그리고 산소길을 걷고 내려오는 K 총무에게 J 총무는 술값을 계산하라고 했단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마셨으면 개인적으로 계산하고 갹출하여 값을 지불하면 될 텐데, J 총무는 이번에도 찬조를 받았고 J4 씨의 잔금이 바닥난 카드까지 사용하려고 했다고 한다. 또 함께 마시지도 않은 K 총무에게 술값을 계산하라고 한 것은 도무지 난해하다.

관광버스를 타고 관광을 나갔으니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나쁘지 않다. 그러나 같은 패턴으로 홍체농 사람들이 언제까지 끌려가야 하는가. 이 꼴 보기 싫어 아예 탐방을 따라나서지 않은 분도 있다.

4-6 집행부 회의

4-6-1 회장님은 왜 아무것도 모르십니까? 김 총무는 왜 아무것도 몰라?

K 총무가 새로 선출되고 집행부 회의를 정기적으로 하기로 했다. 매주 월요일 저녁 7시에 모이기로 하고 첫 회의는 모일 수 없었습니다. J 총무가 보낸 메시지는 “공지가 없어서요.” 였다. 그래서 화요일 아침 8시20분 수업 전에 집행부 회의를 하기로 했다. 그 시간에 소회의실로 가니 “공동비닐하우스에 있습니다.” 카톡 메시지가 왔다.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었다.

참고 하우스에 가보니 Y1 씨와 둘이서 토마토 줄 감기를 하고 있다. 점심때 하려고 했는데 하우스가 뜨거울 것 같아 아침 일찍 두 사람이 하고 있다고 했다. 수고한다고 인사를 건넨 후, 총무에게 이번 주에 특별한 일이 있느냐고 물으니 쳐다보지도 않고 “이게 특별한 일 아닌가요?”란다. 한참을 말문을 열지 못하고 마음을 누그린 후에 이번 주에 공동작업할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농사 경험이 없어 계획적으로 할 수 없고 그때그때 일이 생기면 해야 하니 미리 공지할 수 없다고 한다. 참고 또 참았다.

내가 회비 내역을 알리기 위해 구글드라이브 스프레드시트 만들어 집행부 카톡방에 올린 다음 “놀랍네요. 지금 회비지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 회계사무실 돈 주고 써야겠네요” J 총무의 반응이 있은 다음, 세 번째 회의는 6월13일 월요일 11시에 소회의실에서였다. 이 회의도 인내심이 필요했다. 회비 정산 문제로 나와 K 총무는 J 총무의 논리 없는 주장을 들어야 했고, 결국 회장님인 내가 영수증 올린 걸 보고 정리하기로 했다. 그 외의 내용을 K 총무가 카톡과 밴드에 공지했다.

J 총무는 회의를 싫어하고, 질문하면 퉁명스럽고,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면 불편해한다. 이런 모습을 언제까지 회장과 K 총무가 인내해야 할까.

4-5-3 벌써 3개월 지났다고? 아니 5개월이나 남았어.

이글은 내가 홍체농에서의 매일매일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상세히 기록한 일기를 발취한 것이다. 나는 이 일들 사이 사이에도 J 총무를 만났고 J 총무와 나 사이에 더 많은 일이 있었다. 지금도 일기는 책 한 권이 될 정도다. 다 공개하라면 내 부끄러운 사생활도 있어 창피하지만 공개하려고 한다. J 총무가 아무리 그래도 어른인 내가 중심을 잡아야지 하고 그동안 표정 한 번 흐린 적이 없다. 그러나 요 며칠 사이 나는 결심 했다. 남은 시간을 이렇게는 반복하며 살고 싶지 않다.

홍체농에는 정년퇴직하고 인생의 황혼기를 제3의 인생으로 설계하기 위해 이곳에 온 나 같은 사람도 있고, 중 장년 인생의 허리를 꺾어 삶의 대전환을 위해 농촌을 꿈꾸며 온 사람도 있다. 청년의 나이에 농촌에서 첫출발하기 위해 희망을 품고 온 청춘도 있고, 삶의 무게에 눌려 마음 편히 쉬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온 이도 있다. 이분들은 연륜이 다르고 사회적 경험과 성취, 현재 상황과 목표, 생활양식과 문제해결 방법이 다르고, 가정과 문화, 가치관이 다르다.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곳에 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와 있다는 이유로 각자의 모든 문화를 내려놓고 어느 방향으로 끌려가야 하는가? 이분들은 그냥 놔두어도 각자 너무도 잘 목표한 바대로 이곳에서 지낼 것이고 서로 교류하며 삶을 나눌 것입니다. 집행부는 이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복할 수 있도록 있는 듯 없는 듯 떠 바치며 조율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각자의 마음을 열고 텃밭 가꾸고, 공동작업하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 담소하고, 배우고, 좋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

그래야 이곳이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 되고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이 시간을 기억하고 싶지 않고, 돌아보고 싶지 않은 기간으로 버려둘 수는 없다. 인생의 끝자락에서, 인생의 굵은 중심을 바꾸려는 시점에서,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청년의 때에 다투고 갈등하며 버리고 싶은 시간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5. 대책회의?

5-1 독수리파라고 하겠습니다.

누군가 홍체농에서 대책을 세우는 그룹이 있다고 하여 실명을 거론하기 싫어 독수리파라고 하겠습니다. 회장인 내가 독수리파가 지향하는 바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책 회의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왜 몇 사람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해야 하는 건가요. 그 대책이 회장단을 총사퇴시키거나, 회장의 무능을 성토하여 몰아내거나, 열정을 가진 J 총무가 반성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밀어달라고 호소하고 옹립하려는 것이라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편을 가르고, 싸우려는 사람이 홍체농에 있다면 이 짧은 기간 우리는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회장을 그만두면 자유롭게 홍체농을 잊어버리고 훨훨 강원도를 유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수리파라고 하는 분들이 이 작은 홍체농에서 정치를 하자고 하는 걸 보고 둘 수 없습니다.

5-2 나는 편과 세력을 만들지 않습니다.

나는 J 총무가 한 사람을 어떻게 공격하는지 뼈아프게 체험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동원되었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 길을 걸어왔고 홍체농의 여러 가지 일들을 3개월간 해결해왔습니다. 나는 편을 만들지도 세력을 쌓지도 않습니다. 내 양심에 바르게 행하니 세력으로 나를 가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들으려 하지 않아도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들립니다.

5-3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홍체농에 갈등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난해도 그랬고, 올해도 3개월 동안 겪었습니다. 내년에도 홍체농에 여러분과 같은 분들이 소망을 가지고 들어올 것입니다. 우리나 다음 해에 이곳 홍체농에 올 사람들이 이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 다시 보고 싶고 다시 오고 싶다는 인사를 나누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자치회와 센터 행정이 서로 합력하여 좋은 시스템을 갖추도록 저의 미력을 보태려고 합니다.

2022. 6. 19.

홍체농6기 자치회장 K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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